쓰고 싶은걸 쓰고 올립니다
[마츠하나] Taste 본문
"오늘 우리 집에 올래?"
"어..?"
얼떨결에 마츠카와의 집에 가게 되었다. 뭐. 내 발로 들어온 거지만. 마츠카와의 집은 의외로 평범했다. 생긴건 마피아 보스 아들처럼 생겨가지고 평범한 가정집 아들내미라니. 어울리지 않네.
"내 방은 거실 옆이야. 먼저 들어가 있어. 마실 거 가지고 들어갈게."
아무 말 없이 고개를 끄덕이고 마츠카와의 방으로 들어섰다. 1인용 싱글침대와 책상 하나 옷장 하나 밖에 놓여진 가구가 없어서 그런지 방이 꽤 넓고 컸다. 혼자 쓰는 방은 참 넓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다. 쌍둥이 형제가 있는 난, 형이랑 한 방을 나눠서 사용하고 있는지라, 항상 복잡하게 꽉 채워져 있는 느낌이었는데, 외동인 마츠카와의 방은 고요하고 단순했다. 벽에 붙어있는 포스터들을 훑어보고 홀로 방 구경을 다 했을 때 즈음에, 마츠카와가 오렌지 주스를 담은 컵을 들고 방으로 들어왔다.
"이거면 충분하지?"
"응."
마츠카와가 눈썹을 씰룩거리며 오렌지 주스가 담긴 컵을 살짝 들어보이며 말했다. 사실 오렌지를 좋아하는 편이 아니라서 녀석이 들고 온 주스에 별 관심은 없었다. 주스를 한 모금 마시자마자 단 맛과 신 맛이 입 안을 감쌌다. 으. 역시 신 건 잘 못먹겠다. 컵을 내려놓고 마츠카와를 쳐다봤다. 목이 말랐던지 어느새 앉은 자리에서 주스 한 컵을 다 마셔버렸다. 더 마시고 싶은 건지 입 맛을 다시며 내 컵을 지그시 바라봤다.
"내꺼도 마셔. 목이 별로 안말라서."
"오, 땡큐."
내 말에 그는 기다렸다는 듯이 컵을 낚아채가더니 바로 털어마셔버렸다. 목이 마른게 아니라, 그냥 오렌지 주스를 좋아하는 걸지도.
"근데, 오늘 왜 너희 집으로 오라고 한거야?"
"아, 그게.."
주스를 다 마신 컵 주위를 핥아대는 모습이 꽤 신선했다. 얘가 이런 모습이 있었나. 내 물음에 컵에서 시선을 뗀 마츠카와의 표정이 미묘하게 바뀌었다. 녀석은 점점 가까이 다가오고 있었다. 뭐지?
"어..? 야, 야, 맛층. 자, 잠깐.."
"가만히 있어봐."
직감적으로 입을 가린 내 손을 끌어내리는 마츠카와의 손에 힘이 잔뜩 들어가있었다. 한 손을 잡힌 채, 점점 더 다가오는 마츠카와를 피하려 몸을 뒤로 젖히려다 목덜미를 낚아 채는 손에 붙잡혀버렸다. 아, 위험한데.
"마,맛층?"
"쉿-"
왠지 모르게 마츠카와의 작은 숨소리에 마음이 편안해졌다. 내가 더 이상 피하지 않을 걸 안건지 녀석이 곧바로 입술을 탐해왔다. 시다. 오렌지 주스를 두 잔이나 마신 녀석의 입술은 주스의 신맛으로 가득했다. 가볍게 지분거려지던 입술 사이를 비집고 들어온 녀석의 혀는 의외로 부드럽고 통통했다. 녀석의 혀도 신맛으로 가득했다. 그 맛은 입술을 핥고 안을 헤집어 대고 서로의 혀가 엉겨붙으면서 점차 단맛으로 변했다. 신맛 뒤에 따라오는 오렌지의 단맛. 달다. 아, 이래서.
"맛있지?"
"어..? 뭐,뭐가.."
입술을 살짝 뗀 마츠카와가 얼굴에 미소를 띄우고 말했다. 뭐가 맛있냐는 거지..?
"오렌지 주스."
"아, 응. 맛있네."
내 대답에 기분 좋은 미소를 띄운 녀석의 입술이 다시 포개어졌다. 눈을 감았다. 맛있어. 니 입술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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