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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츠하나] Colorful AU ② -1 본문
숨이 막힐듯한 고통이 느껴졌다. 웅웅. 머릿속 경보음이 귓가에 울렸다. 누군가 급하게 움직이는 소음도 들려왔다. 시끄러워.
"맛층!! 정신이 들어?!"
"간호사!"
눈을 가늘게 뜬 마츠카와가 제 눈 앞에 피사체를 지그시 바라보고 있었다. 누구지. 처음 보는 두 사람의 모습을 멍하니 바라보던 마츠카와는 하나마키와의 대화를 떠올리면서 제 상황을 이해했다. 그는 고개를 돌려 주위를 둘러보았다. 일정한 리듬으로 선을 그리는 의료기기가 있었고, 불편한 왼손에는 주사바늘과 입에는 산소 호흡기가 매어져 있었다. 병원이군. 극적으로 깨어난 설정인건가.
"...여긴."
"맛층! 말.."
"야, 이 미친 놈아!"
"이와쨩!!"
다급하게 간호사를 부르던 목소리의 주인이 마츠카와의 멱살을 잡았다. 마츠카와는 힘 없이 끌어 올려지는 제 몸에 적잖게 놀랐다. 이와이즈미의 눈에는 분노와 불안함이 가득했다. 오이카와의 만류에 그는 손에 힘을 빼고 짧게 혀를 찼다. 마츠카와를 등지고 선 이와이즈미의 어깨가 약하게 떨리고 있었다. 그의 안에서 혹시나하는 불안. 분노. 꺼지지 않았음에 대한 안도감. 여러가지 감정이 소용돌이 치고 있으리라. 어이, 어이, 네 친구가 죽을 고비 넘겨서 놀란건 알겠는데, 이건 너무 난폭하잖아.
"..깨어났으면 됐어.. 정신이 들어..?"
"넌.. 누구야?"
"뭐..?"
"맛층, 농담하지마.."
"누구.."
마츠카와의 반응에 어이없다는 듯 이와이즈미가 제 이마를 짚으며 병실이 울리도록 호탕하게 웃기 시작했다. 이해하기 힘든 그의 반응에 두 사람은 멍한 표정으로 이와이즈미에게 시선을 고정했다. 뭐야.. 무섭게 왜 이래.. 저 녀석 안 그러게 생겨서 분노조절장애라던가 조울증 환자인거 아냐..?
"이, 이와쨩..? 너 왜 그래?"
“풉.. 겨우 깨어나서 한다는 말이 누구냐니. 마츠카와, 너 자는 동안 드라마 보고 왔어? 무슨 헛소리야. 연기하지마라.”
“연기라고..?
말을 마친 그가 퉁명스럽게 병실 밖으로 나갔다. 오이카와는 이와이즈미의 뒷모습을 멍하니 쳐다보다 마츠카와에게 시선을 돌렸다.
"맛층.. 내가 누구야...?"
"...누군데?"
의미 없는 질문이 벽에 부딪쳐 허공으로 사라졌다. 그의 말에 오이카와는 아무 말 없이 눈물을 흘렸다. 아, 이러면 곤란하다고. 어이, 하나마키. 환생 할 녀석의 정보 정도는 좀 줘야 될 거 아냐..
"저, 저기 울지 말고 말 좀."
".. 살아있어 준 것만 해도 고마워. 마츠카와.."
마츠카와는 무슨 말을 해야 할지, 고개를 푹 숙이고 흐느끼는 오이카와를 어떻게 받아줘야 할지 전혀 감이 잡히지 않았다. 그래도 이 녀석 제대로 된 친구들도 있고 꽤 좋은 놈이었나 보네. 이런 녀석이 왜...? 순간 눈앞에 어떤 장면 하나가 옅게 스쳤다. 무언가를 부둥켜안고 흐느끼고 있는 남자의 뒷모습. 어지럽혀져 있는 방. 이건 뭐지..?
"..?!! 으,윽..!"
"맛층..!!"
마츠카와가 머리를 감싸며 신음을 내뱉었다. 갑작스레 고통을 호소하는 마츠카와의 모습에 당황한 오이카와는 어떠한 조치도 취하지 못했다. 그는 다급한 마음에 마츠카와의 어깨를 흔들어 댔다. 마츠카와는 제 몸을 흔드는 오이카와의 행동이 두통을 더 악화시키는 것처럼 느껴졌다. 그의 행동을 저지하기도 전에 더 깊은 통증이 그를 덮쳤다. 곧 정신이 아득해지는 것을 느낀 그는 다시 정신을 잃었다. 그때서야 뭘 하다 온 건지 담당 의사와 간호사가 병실로 뛰어 들어왔다. 오이카와는 다시 멍- 하니 응급처치를 받고 있는 마츠카와를 응시했다. 병실 구석에 우두커니 서서 모든 상황을 지켜보고 있던 하나마키는 이렇게 될 줄 알았다는 듯 담담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
"무언가 의구심이 들 때 마다, 누군가를 떠올리려고 할 때 마다 많이 괴로울 거야. 그게 네 시련이야 잇세이. 그래도 잘 버텨줄 거라고 믿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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