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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츠하나] 敗柳殘花(패류잔화) - 落花(낙화) 외전 본문

마츠하나

[마츠하나] 敗柳殘花(패류잔화) - 落花(낙화) 외전

JIHYO613 2016. 10. 17. 21:07
하나마키 타키히로. 머릿 속에 윙윙 맴도는 그 이름은, 내 스스로를 옥죄어 온 시간만큼이나 떠올리기가 고통스럽다. 그의 얼굴을 떠올릴때마다 밝고 선명했던 사진이 조금씩 타들어갔다. 잊지 않으리라 마음먹었다. 잊을 수 없으리라고. 꽃의 이름은 하나마키 타카히로. 두번 다신 피지 못할 나만의...

*

꽃이 진 봄은 그 계절의 힘을 잃는다. 하나마키가 죽고 마츠카와는 닥치는대로 일을 했다. 아주 조금이라도 시간의 틈을 두지 않았다. 시들어 죽은 꽃에 눈물을 삼킬 여유를 두지 않기 위해. 꽃과 한 약속을 지키기 위해.
'넌 나 없어도 잘 살테니까 걱정 안해도 되지?' 마츠카와는 하나마키몸이 약해진 뒤로 그의 말을 한글자도 놓치지 않기 위해 온 신경을 쏟아부었다. 혹여나 잘못 들었을까. 꽃의 말을 놓칠세라 되묻기도 했다. 힘 없이 내뱉어진 저 한마디의 물음을 들었을 때도 한 글자도 빼놓지 않고 정확하게 들었다. 잘못 들었기를 바라며..

"뉴스보니까 오늘 비가 많이 온다더라."

말을 돌렸다. 듣고싶지 않았다. 알고싶지 않았다. 이미 알고 있었다. 이별의 시간이 다가오고 있었다.

"말 돌리지 마.."

"...내일은 맑아야 할텐데."

하나마키는 점점 더 힘을 잃어갔다. 제 몸 하나 가눌 힘도 없어 휠체어에 몸을 실었다. 마츠카와의 도움 없이는 아무것도, 아무 곳도 갈 수 없었다.

"잇세이."

"내일은!!!"

"......."

"내일은.. 꼭 산책가자.."

고개를 숙였다. 더 이상 둘 사이에 대화는 없었다. 마츠카와는 말없이 휠체어를 끌었고, 하나마키는 눈을 질끈 감은 채 한동안 뜨지 않았다.

*

잘 살아달라는 하나마키의 말. 검게 변한 얼굴, 금방이라도 축 늘어질듯 힘없는 표정. 그의 말보다 그 표정이 마츠카와의 숨통을 조여왔다. 침대에 누워 곤히 자고 있는 하나마키의 얼굴을 보며, 꽃이 지고 나면 뭘 하면서 살아야 할까 잠시 생각했다. 뭐라도 할 수 있다면 다행이겠다. 내 것이 곁에 없는데, 살아도 사는게 아닐텐데. 꽃이 지고 있었다. 여전히 아름답게 피어 있어야 할 꽃이 지고 있었다. 하나마키 타카히로. 수명이 짧은 꽃의 이름이었다.

"왜 그런 말을 한거야..?"

잔인하게 떠난 하나마키를 원망했다.

"난 아직 준비 되지 않았다고."

그렇게라도 하면 이 슬픔이 지워질까 싶어.



敗柳殘花(패류잔화); 마른 버드나무와 시든 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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