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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에야쿠] 이루어 질 수 있을까요? ① 본문

차애컾 모음

[리에야쿠] 이루어 질 수 있을까요? ①

JIHYO613 2016. 7. 25. 01:28
"야쿠선배! 결혼해줘여!!"

아. 또 저 소리. 오늘로 리에프가 헛소리를 하며 내 뒤를 따라다닌지 딱 3개월이 되었다. 처음 결혼하자는 말을 들었을 때는, 어떤 반응을 보여야 할지 어리둥절했다. 마냥, 귀엽다는 듯이 어물쩍 넘어 가기에는 운동부 선배와후배. 남자대남자, 동성간의 사이였다. 과연 볼 꼴 못볼 꼴 다 본 운동부 후배에게 청혼을 받아 본 경험이 있는 사람이 나 말고 누가 또 있을까. 살살 달래면서 거절하기를 몇 번. 이젠 거의 한계치에 다다랐다.

"리에프, 이제 좀 그만해! 내가 너랑 결혼을 왜 하냐고!"

얼마나 흔들어댄건지. 덜컹거리는 현관문에 체중을 실어 붙잡고 소리쳤다. 내 목소리에 리에프의 기척이 멈췄다. 언제까지 집에 찾아 올건지.. 귀찮고 성가시다.

"선배!! 문 좀 열어주세여!! 저랑 데이트해여!!"

"아니, 내가 왜 너랑 데이트를 해야하는데. 집에 좀 찾아오지마!"

"... 왜여?"

"왜요는 무슨 왜요야! 오지말라면 그냥 오지마!!"

"......"

"리에프?"

"........."

"야? 리에프..?"

얘가 이렇게 쉽게 포기 할 애가 아닌데. 웬일인지 조용해진 문 밖의 리에프는 몇 번을 불러도 대답이 없었다. 벌써 포기하고 순순히 간건가? 혹시나 하는 마음에 슬며시 문을 열고 고개를 내밀었다.

"야쿠선배!!"

"아, 놀랬잖아! 왜 거기 그러고 있는거야!"

"히히, 선배가 문을 안열어주시니까. 열어주실 때까지 가다리려고 했죠."

"뭐?! 근데 너, 술 마셨냐?"

문이 열리자마자 얼굴을 들이미는 리에프를 보고 놀라서 발을 삐끗할 뻔했다. 녀석은 술냄새를 풀풀 풍겨댔다. 대낮부터 술이라니. 이 찰거머리 녀석을 어떻게 하면 좋을지. 내가 언제 나올 줄 알고 대책없이 기다리고 있을 생각을 했다는 건지. 답답함에 느린 한숨이 세어 나왔다.

"마셨져. 선배가.. 선배가.."

"하.. 너 지금 이러는거 민폐인거 알기나 해?"

"...민폐여?"

"설마, 전혀 몰랐다는 건 아니지..?"

"헤헷, 몰랐는데여.. 제가 그렇게 시끄러웠어여 선배?"

베실거리며 웃는 리에프의 모습에 이마를 짚었다. 미치겠네. 어이가 없어서 웃음도 안나오는 상황이라는게 이런 걸 보고 하는 말이였던가. 순진한건지 멍청한건지 리에프의 머릿 속이 궁금해지기 시작했다. 만약 이웃 주민 중 누군가가 방금 녀석이 한 말을 들었더라면 리에프는 아마 아파트 밖으로 쫓겨났을 것이 눈에 선했다. 술까지 마신 녀석을 더 이상 밖에 세워놓을 수는 없을 거 같아 일단 집 안으로 들여야 될 거 같은 생각에 녀석의 팔을 잡아 안으로 끌어당겼다.

"엇..!"

"읏..!"

쿵-!

녀석의 팔을 잡아 당겨서 집 안으로 들이는 거까지는 좋았는데 취한 탓에 몸에 힘이 빠져있는 녀석은 갑작스런 이끌림에 힘없이 내 위로 넘어졌다. 이런, 보기좋게 밑에 깔린 신세가 되다니.

"윽..야, 무거워 일어나."

"선배."

리에프가 몸을 일으켜 나를 내려다보았다. 풀린듯 흐릿했던 초록빛 눈동자가 반짝거렸다. 이전에 덜렁대고 눈치없는 녀석의 분위기가 아닌. 진지한 눈빛이 묵직하게 나를 짖눌렀다. 움찔. 이번엔 또 무슨 말을 하려고.

"왜."

"혹시 나 싫어해요?"

"그건 또 무슨 소리야. 내가 널 왜 싫어해."

"근데 왜 피하세요? 왜 솔직하지 못해요?"

"......"

"아, 뭔지 모르겠는데. 내가 야쿠선배한테 무슨 잘못을 했나보다. 선배랑 어색한거 싫은데 어쩌지?"

"........"

"티 안냈어요. 전 진심으로 선배 좋아하니까. 알긴해요?"

리에프는 쉴새없이 이해할 수 없는 말들을 늘어놓았다. 도대체 무슨 대답을 원하는거야. 일어날 생각이 전혀 없는건지 자세를 유지한채 뚫어지게 쳐다보는 녀석의 눈빛을 피하려 고개를 돌렸다.

"피하지 마세요. 솔직히 선배도 저 좋아하는거 아니에요? 대답해 봐요."

움찔.

"내가? 너를?"

"그게 아니면 왜 피하시는데요?"

내가 너를..?

제가 확인해볼까요? 벙쩌 있는 나를 지그시 바라보던 녀석의 얼굴이 천천히 가까워져 왔다. 뭐야..뭔.

"리에..읍!"

천천히 포개어오던 녀석의 입술이 나를 집어삼켰다. 알싸한 알코올 맛이 깊에 들어왔다. 쓰다. 입안을 탐하려는 리에프의 혀가 미끄러지듯 들어왔다. 안돼. 팔에 힘을 주어 리에프의 어깨를 밀었다. 밀릴 생각이 전혀 없다는 듯이 리에프의 몸은 미동조차 하지 않았다. 하.. 젠장.

-퍽

"읏..!"

"하..이게 무슨 짓이야!"

비교적 자유로웠던 다리를 이용해 리에프의 배를 걷어찼다. 리에프는 짧은 신음을 내뱉으며 배를 움켜쥔채 옆으로 넘어졌다.

"으으.. 선배 나 좋아하잖아.. 피하지마."

"난 너 그런쪽으로 생각해 본 적 한번도 없어."

"거짓말.. 거짓말이야..!"

"하... 어떻게 생각하던 네 자유지만, 그만 좀 가라. 그리고, 당분간 얼굴 보는 일 없었으면 한다."

쓰려져 있는 녀석을 뒤로 하고 방으로 들어왔다. 곧바로 뒤따라 오려는 리에프를 막기 위해 재빨리 문을 잠궜다. 손잡이를 빠르게 돌려대며 소리치는 녀석의 목소리를 애써 귀를 막고 무시했다. 한참 손잡이와 실갱이를 하던 리에프가 이내 지쳤는지 작게 한 숨을 내쉬는 소리가 들렸다. 곧바로 현관 도어락이 잠기는 소리가 들렸다. 아까와 같은 상황이 또 일어날 수도 있다는 생각에 조심스럽게 문을 열었을때, 리에프는 없었다.

"하.. 현재로서는 이게 최선인가.. 당장 내일 부활동은 어쩌냐고.."

몸에 열이 올랐다. 막무가내로 밀어붙여댔던 리에프를 당장 내일 봐야한다는 것과 당분간은 무시한다고 쳐도 금방 쿠로오나 다른 맴버들에게 들킬게 뻔했다. 언제까지고 녀석을 무시할 수 만은 없다는 사실이 내 어깨를 무겁게 짖눌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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