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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에야쿠] DRUNKEN 본문

차애컾 모음

[리에야쿠] DRUNKEN

JIHYO613 2016. 7. 25. 01:34
야쿠는 지금 눈 앞에 있는 관경에 어이가 없다. 리에프에게서 급하게 집으로 와달라는 문자를 받고 평소와는 다른 분위기에 심상치 않음을 느낀 그는 리에프의 집으로 향했다. 의외로 두 사람의 집은 가까운 거리에 있었기 때문에 도착하기까지 오랜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리에프의 집은 일본에 같은 땅이라고 하게에는 다르게 유럽 어딘가 크고 고풍스러운 저택같은 느낌이었지만, 등굣길에 자주 지나치는 집이었기에 위화감이 크게 느껴지진 않았다. 리에프의 집 앞에 도착한 야쿠는 초인종을 꾹 눌렀다. 귀에 익숙한 멜로디가 흘러나왔다. 아무런 기척이 없자 여러번 반복해서 눌러댔지만, 여전히 문 앞으로 누군가 다가오는 발소리는 들리지 않았다. 마치 집 안에 아무도 없는 것 처럼. 문에 귀를 바짝 갖다대보았으나 정말 집 안에는 아무도 없는 듯했다.

"뭐야, 자기가 집으로 오라고 해놓고 집에 없으면 어쩌자는거야."

툴툴거리며 주머니에서 핸드폰을 꺼내 리에프에게 전화를 걸었다. 통화음 한번이 다 울리기도 전에 리에프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야.야쿠상? 어디세여?

"그건 내가 묻고싶은 말이다. 불러 놓고 집에 없으면 어쩌라는 거냐. 너 어디야?"

-에..? 저 집인데여? 야쿠상, 빨리 오셨어여?

핸드폰 너머로 들리는 리에프의 목소리가 약간 들떠있었다. 말투도 평소에 비해 어눌하고, 혀가 꼬인듯한 발음이었다. 이 녀석 이상한데..? 야쿠는 평소 배구부에서 리에프의 뒤치닥거리를 도맡아하는 격이기에 사소한 행동이나 말투의 변화같은걸 잘 파악할 수 있었다.

"뭐라는 거야. 됐고, 문이나 열어. 밖에다 세워 둘거야?"

-그냥 열고 들어오세여~ 열려있..

"윽..!"

갑자기 우당탕하는 소리와 함께 무언가 깨지는 소리가 들리더니 전화가 끊겼다. 야쿠는 큰소리에 인상을 찡그리며 핸드폰을 멀리 떨어트렸다.

"도대체 무슨 짓을 하고 있는거야."

저택처럼 보이는 외관에 비해 현관문은 평범한 디자인이었다. 문고리를 돌려보니 스르륵 열렸다. 누가 들어올 줄 알고 이렇게 무방비 상태로 있는거지. 집 안으로 들어서자 긴 복도가 눈 앞에 자리하고 있었다. 넓다. 제일 먼저 든 생각이 그것이었다. 그는 현관 앞에 멀뚱히 서 있다 리에프의 방을 찾기 시작했다. 넓은 복도 끝에 문 하나를 사이에 두고 양쪽으로 방이 하나씩 있었다. 오른쪽은 서재, 왼쪽은 거실이 부엌과 이어져있는 구조였다. 넓은 거실과 붙어있는 부엌에 들어섰다. 냉장고 옆에 있는 진열장에 수입산 술이 한가득있었다. 아버지가 러시아인이라고 하셨던가. 술 진열장에서 눈을 떼려다 가지런히 진열되어 있는 술 병들 사이에 빈 공간이 눈에 띄었지만, 금방 시선을 거뒀다. 집 구경은 나중에 하기로 하고 다시 리에프의 방을 찾았다. 서재 위를 향해 나열된 계단을 따라 올라갔다. 2층에는 방이 여러개가 있었지만 리에프의 방을 금방 찾을 수 있었다. 방 문 앞에 아무렇게나 벗어던져 놓은 져지하며 배구부 가방이 널부러져 있었다.

"리에프!! 윽.."

살짝 열려있는 문을 열고 들어선 리에프의 방은 그야말로 아수라장이었다. 방 바닥을 나뒹구는 술 병들과 깨진 유리잔의 파편이 사방에 튀어있었다. 게다가 방안 가득 진하게 풍겨오는 술냄새까지. 눈 앞의 난장판에 말문이 막힌 야쿠가 잠시 주춤거리다 방 구석에 웅크리고 누워있는 리에프에게 다가갔다.

"너 술 마셨냐?"

"으음..."

"야, 리에프! 일어나!! 야!"

말로는 안되겠다 싶었는지 발로 리에프를 툭툭 건드리며 그를 흔들어 깨웠다. 여전히 일어나긴 커녕 몸을 더 깊이 웅크리는 리에프를 보고 한숨이 절로 나왔다. 깨우는 건 잠시 미루기로 하고, 난장판이 되어있는 방부터 치워야겠다는 생각을 한 야쿠가 빠르게 움직이며 방을 치웠다. 대충 깨진 컵만 주워다가 버리고 술 병을 한쪽에다가 세워놓은 것 뿐이지만 그런대로 정리되어 보였다.

"야!! 일어나라고!"

"으..으음... 아, 야쿠상..?"

"너 이 술 병들은 다 뭐야? 술 마셨어?"

"헤헷, 집에 어른들도 안계시고 궁금해서 마셔봤져."

웅크리고 있던 몸을 쭉 기지개를 펴면서 누운채로 야쿠를 올려다보는 리에프의 양 볼이 빨갛게 물들어있었다. 취기가 올라 더운탓인지 약간이지만 이마에 땀방울도 맺혀있었다. 뭐야, 그의 눈엔 멀대같이 큰 놈이 꽤 귀여워보였다.

"하... 너 말이야. 혼자 너무 많이 마신..!!"

리에프가 긴 팔을 쭉 뻗어 야쿠를 끌어 당겨 자신의 품에 가뒀다. 갑자기 일어난 일에 당황스러움도 잠시 야쿠가 리에프의 품에서 빠져나오려고 버둥거렸다.

"리에프! 이게 무슨 짓이야! 안놔?"

"안놔요."

"왜 이래! 리에프 좋은 말로 할때 놔!"

싫어요. 라며 버둥거리는 야쿠를 더욱 단단히 끌어안아 빠져나오지 못하게 막았다. 아무리 취한 상태라지만 평소보다 더 힘이 넘쳤다. 리에프 품에 갇혀 옴짝달싹 못하게 된 야쿠는 괜히 힘빼지 말고 가만히 있으면 풀어주겠지. 라고 생각했다. 가만히 안겨있자니 얇은 티를 입고 있는 리에프의 상체가 느껴졌다. 야쿠는 꽤 두께감이 있는 후드티를 입고 있었음에도 그의 복부근육과 단단한 가슴팍의 느낌이 그대로 전해졌다. 마냥 마르기만 한건 아니였나.

"야쿠상."

"왜."

"키스하고 싶어요."

"뭐? ..!!"

야쿠가 고개를 돌려 그를 돌아보려는데 리에프가  입술을 덮쳐왔다. 입 안에서 진한 알코올 냄새가 독하게 났다. 리에프는 틈을 주지 않고 야쿠의 입술을 지분거리기 시작했다. 술에 취해 충동적인 행동임이 분명한데 눈을 지그시 감고 부드럽게 입술을 매만지는 리에프를 보고 덩달아 눈을 감는 야쿠. 윗입술과 아랫입술을 번갈아가며 부드럽게 빨아올리고 쪽쪽 두어번 버드키스를 나눴다. 야쿠는 살짝 벌어진 잇새로 자연스럽게 들어오는 리에프의 혀를 받아들였다. 서로 엉기고 부비고 쓰다듬기를 반복했다. 달다. 달다..? 미쳤다.

"하.. 뭐하는 짓이야."

"좋아해요. 야쿠상."

"..웃기지마."

뺀질거리고 장난만 쳐대면서.. 유독 리에프에게만 더 까탈스럽게 대하게 되는 이유는 신입 선수이기 때문에 그런 것도 있지만, 미운정도 정이라고.. 야쿠는 어느샌가부터 리에프를 좋아하고 있었다. 자기 자신의 감정변화에 대해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성격이기 때문에 감정을 부정하지 않았다. 그에 대한 마음은 시간이 지날수록 점점 깊어지고 더해져 쌓여만 갔다. 리에프의 행동 하나하나가 신경쓰이기 시작했을 무렵부터는 좋아하는 감정을 주체할 수 없었다. 애써 어렵게 숨겨왔는데 역으로 고백을 받는 상황이 올 줄 몰랐다. 그런 야쿠에게 지금 리에프의 행동은 매우 위험하다. 덥썩 끌어 안고, 부드럽고 달달한 키스까지 했다. 그 다음은..? 아니, 이 이상 더 나가면 둘의 관계는 어떻게 되는거지..? 야쿠는 가슴이 떨리기 시작했다.

"좋아해요.."

그대로 야쿠의 목덜미에 얼굴을 파묻어버리는 리에프. 그리곤 숨을 고르게 내쉰다. 여전히 리에프의 품 안에 갇혀 있는 야쿠는 제 목덜미와 귀를 간질이는 리에프의 숨소리를 느끼고 있었다. 야쿠는 진심인가. 하긴, 눈치도 없고 쓸데없이 솔직하기만한 이 녀석이 거짓말을 할 일은 없으려나. 라고 생각한 그는 결심한듯 입을 열었다.

"리에프."

"....."

"리에프?"

"....."

"뭐야.. 또 자는거야? 그래.. 자라.. 그리고 나도 좋아해."

그의 품 안에 안긴채 하는 고백. 제 뒤에 있는 리에프에겐 들리지 않을 고백. 리에프는 야쿠에게 보이지 않을 미소를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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