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cent Posts
Recent Comments
Link
«   2024/05   »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21 22 23 24 25
26 27 28 29 30 31
Tags
more
Archives
Today
Total
관리 메뉴

쓰고 싶은걸 쓰고 올립니다

[이와오이] Gone 본문

차애컾 모음

[이와오이] Gone

JIHYO613 2016. 7. 25. 01:40
"안녕."

"응."

메마른 입술을 들썩였다. 마주한 그의 표정을 살폈다. 덤덤하게 받아들이는 듯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 정말 끝이다. 그래. 처음 시작도 이렇게 시작했었다. 처음과 같은 마침표라니 우리답다고 생각했다. 미련 없이 끝내기. 그게 우리 둘의 약속이었다. 1년이라는 시간을 두고, 서로 하고 싶은대로 사랑을 나눴다. 시간은 생각보다 빠르게 흘러 우리 사이를 조금씩 멀어지게 만들어 갔다.

"잊지 않았지?"

"응."

환하게 웃어보이며 짧은 대답으로 마침표를 찍는 그의 모습은 여전히 아름다웠다. 옛사랑이 아름다워보이는 것만큼 아름다운 일은 없다.

"이제 남이네.. 그동안 고마웠어."

"그래. 고마웠다.."

그를 따라 입꼬리를 위로 쭉 당겨 올리며 웃어보였다. 어색해보이지 않기를. 자리에서 일어나는 그의 뒷모습이 왠지 쓸쓸해보이는건 나 혼자만의 착각이기를 바란다. 쓸쓸한건 내 쪽이어야 해. 미련을 갖지 않기로 했지만 아쉬운 쪽이 미련이 남는 법이다. 아무렇지 않은 척 할 뿐이다. 밖으로 나가는 그의 모습을 마지막으로 눈 앞에는 아무 것도 보이지 않는다.
툭. 툭. 물방울이 떨어졌다.


*

"안녕."

"응."

마지막 인사를 했다. 관계의 끝은 비교적 단순하다. '안녕'이라는 짧은 인사로 끝맺음을 할 수 있고, 대답이 돌아오지 않아도 선을 그으면 끝은 맺어지게 되어있다. 우리다운 모습으로 헤어지기. 미련을 갖지 않기. 약속은 지켰다. 버틸 수 있을까. 견딜 수 있을까. 내 스스로의 의지에 확신이 들지 않는다. 잊는다? 아니 묻는다.

"잊지 않았지?"

"응."

입꼬리를 억지로 끌어 올려 웃었다. 웃으며 인사하기. 절대로 슬퍼하지 않기.  무슨 말을 더 할 수 있을까. 마지막엔 무슨 말을 해야 하지? 애써 태연한 척 하려는 녀석의 얼굴이 눈에 가득 들어왔다. 제 감정이 얼굴에 다 드러나는 타입. 짧은 기간동안 녀석의 표정, 행동 하나하나에 담겨있는 뜻을 익혔는데..

"이제 남이네. 고마웠어."

"그래. 고마웠다.."

잘라야만 한다. 그래야만 한다. 곧바로 자리에서 일어나 그에게서 등을 보였다. 이제 내 얼굴은 보이지 않겠지. 아무렇지 않은 척 밖으로 나와 바닥에 주저 앉았다. 묻을 수 있을리가. 왜 그렇게 밝게 웃어주는건지.. 웃으면서 헤어지자는 약속은 애초부터 나에겐 지킬 수 없는 약속이었다. 쉴새없이 눈물이 흘렀다. 아직 카페 안에 앉아있는 이와이즈미가 밖으로 나오지 않기를 빌었다.

'차애컾 모음' 카테고리의 다른 글

[스가타나] SUMMER  (0) 2016.08.07
[리에야쿠] 그리움일까?  (0) 2016.07.25
[-후타모니] Breakdown  (0) 2016.07.25
[리에야쿠] DRUNKEN  (0) 2016.07.25
[리에야쿠] 이루어 질 수 있을까요? ①  (0) 2016.07.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