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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타모니] Breakdown 본문

차애컾 모음

[-후타모니] Breakdown

JIHYO613 2016. 7. 25. 01:39




-------------논커플링---------------------------------



너와 내 거리가 가까워질 날이 오기는 하는걸까. 언제까지고 바라보고만 있을 수는 없다는걸 알고 있다. 표현해야 한다. 표현하지 않으면.. 아니. 표현한다고 받아들여지긴 할까. 넌 항상 단단했다. 크고 단단한 벽.  네 보이지 않는 단단한 벽은 내게도 예외는 아니었다. 가볍고 장난스러운 대화만을 선호하고 사람사이에 일정거리를 두고 자신을 내비춰보이지 않으려 하는 네가 더욱 궁금해졌다.


"후타쿠치, 이따가 같이 가자."

"싫어요. 선배, 저 먼저 갈게요."

체육관 청소를 마친 모니와가 말했다. 후타쿠치는 아무렇지않게 퉁명스러운 말을 툭 내뱉고 자리를 떠났다. 기분 나쁠만한 상황이었음에도 모니와는 후타쿠치를 불러 세우지 않았다. 붙잡고 뭐라고 얘기한들 건성으로 들을 게 뻔했다. 모니와는 요즘들어 자신을 피하는 듯한 후타쿠치의 행동이 머릿속에 떠올랐다. 일정거리를 유지한 채, 절대 닿지 않으려는 몸짓과 이따금씩 느껴지는 자신을 향한 날카로운 시선과 뚫어질듯이 쳐다보는 눈빛. 불편한 시선을 느낄때마다 모니와는 멀찍이 후타쿠치가 지켜보고 있음을 알수 있었다.

"왜 그렇게 차가운거야.?"

내 마음도 모르면서.

"왜 그렇게 경멸하는 듯한 눈빛으로 날 쳐다보는거야.."

텅 빈 체육관을 울리는 모니와의 낮은 음성이 허공으로 퍼져나갔다.
당사자에겐 들리지 않는 음성은 그렇게 사라져갔다.


*

감독님과 얘기를 하던 중, 코가네가와가 뛰어오며 울먹거렸다. 큰 덩치를 가진 녀석이 다급하게 뛰어오는 모습을 보고 순간적으로 놀라서 뒤로 넘어질 뻔 했다.

"우왓! 깜짝 놀랬잖아."

"선배.. 후타쿠치 선배랑.."

"후타쿠치? 걔가 왜?"

"아오네 선배가.. 싸워여!!"

코가네가와의 말을 듣고 후타쿠치와 아오네가 있다는 곳으로 달려갔다. 내 뒤를 따라오시려는 감독님을 애써 안심시켰다. 이때까지 단 한번도 싸운 적이 없는 두 사람이 싸움을 하다니.. 여간 가벼운 일이 아닌 것이다.

"야!! 너네 뭐하는거야!! 그만해!"


"니가 뭔데 그런 말을 하는거냐고...!!"

"......"

둘은 탈의실에서 주먹다짐을 하고 있었다. 어느쪽이 먼저 달려든건지 알수 없을 정도로 둘 다 몰골이 말이 아니었다. 후타쿠치의 입술이 터져있었고, 아오네의 한쪽 뺨이 빨갛게 부어있었다. 그런 와중에도 내가 온 것을 눈치채지 못했는지 둘의 싸움은 멈추지 않았다.

"앗! 그만하라고!! 그만!!!"

어쩔수 없이 둘 사이에 서서 뜯어 말릴 수밖에 없었다. 둘을 떨어트려놓고 나서야 움직임이 멈췄다. 말이 없고 과묵한 아오네가 후타쿠치와 몸싸움을 했다는건 거의 상상할 수 없는 일이다. 후타쿠치 또한 아오네와 부딛혔다는게 의외였다. 둘은 배구부에 입부한 이래로 단 한번도 싸운적이 없었다. 뭐 때문에 이렇게까지 싸우고 있었던건지..

"쳇-"

"....."

"뭐때문에 이런 상황까지 됐는지 설명해봐."

"...니가 설명해."

"뭐? 야! 아오네!!"

짧게 혀를 차는 후타쿠치에게서 시선을 떼고 아오네를 쳐다봤다. 아무런 감정이 드러나지 않는 표정이었지만 처음보는 눈빛의 아오네가 아무말없이 꾸벅 인사를 하고 나갔다. 그의 뒷모습을 멍하니 바라보던 후타쿠치도 자리를 뜨려는지 문쪽으로 몸을 돌렸다. 잡아야한다. 이번에는 잡아야 될 것같은 기분이 들었다.

"어디가. 왜 싸웠는지 설명해."

"선배가 아실거 없어요."

"알게 없긴 왜 없어? 내가 알면 안되는거냐?"

"신경 끄시라구요."

아, 또. 그 표정. 그 눈빛. 왜 그런 얼굴로 날 쳐다보는거야..? 내가 너한테 뭘 어떻게 하기라도 한거야? 가지마. 나가려는 후타쿠치의 팔을 붙잡아 끌어 당겼다. 

"아직 얘기 안끝났잖아!"

"이거 놔요! 더럽...!"

"..더러워?"

"하..돌겠네.. 선배 나 좋아한다면서요?"

"어..?"

그걸 어떻게 알았.. 뭐야.. 지금 이게 무슨 상황이지?

"선배 남자 좋아해요? 게이? 하. 웃기지 말라구요."

아니. 아니야. 이게 아니야. 이건 내가 생각한게 아니야.. 제발..

"그게 아니면 무슨 말이라도 해봐요! 아니다. 오해다. 라고 말하라구요!"

"...아..."

입이 떨어지지 않았다. 사실이었으니까. 후타쿠치를 좋아하고 있었다. 그를 좋아한다. 게이냐고..? 아니 그건 아니야. 그냥 성별에 관계없이 후타쿠치를 좋아하는거다. 우리가 여자였어도.. 아마 난 그를 좋아했을 것이다. 그런데.. 거부당했다. 고백 해보기도 전에. 미리 들켜서는..

"..앞으론 부활동 이외에 시간에 뵙는 일은 없었으면 좋겠습니다."

"......"

차였다. 붙잡을 기회조차 없이.. 짖밟혔다. 더럽다고 했다.. 아. 하긴, 그럴만 했던가. 남자가 남자를 좋아한다니.. 말도 안돼. 그래.. 그렇네. 말이 안되네.. 또 다시 혼자가 되었다. 진짜 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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