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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에야쿠] 그리움일까? 본문

차애컾 모음

[리에야쿠] 그리움일까?

JIHYO613 2016. 7. 25. 03:40

그 사람과 함께 거닐던 익숙한 교정, 함께 땀을 흘리며 몸을 뒹굴리던 체육관, 그러나 익숙한 등번호의 주인은 바뀐지 오래다. 리에프의 학년이 2학년으로 올라가고 3학년의 선배들이 모두 졸업한 그 시점에 리에프의 배구 인생은 나이를 먹지 않고 있다. 자신이 좋아하던, 작지만 큰 대들보 같은 제 오랜 짝사랑에게 고백을 하려던 그 날, 상대는 졸업을 해버렸다. 뒤도 돌아보지 않고 멀어져만 가는 그의 뒷모습을 바라보던 리에프는 서서히 그에 대한 마음을 접어가고 있었다. 이따금씩 그의 얼굴이 떠오를 때마다 그의 생각이 피어오를 때마다 묻고 싶은 말이 있다.


"야쿠선배, 저 없는 대학생활은 좀 만족스러우세요?"


합숙때 함께 찍은 사진을 어루만지며 작게 속삭여 본다, 그에게 돌아오는 대답은 없었다. 사진 속의 야쿠는 그저 미소를 짓고 있을 뿐이었다. 언제까지 그리워해야 할까. 언제까지 아파해야만 할까. 이제 그만 해야..


'띠링'


핸드폰 알림에 핸드폰을 들어 화면을 밝혔다.


[뭐하냐?]


익숙한 13자리의 번호로 익숙하지 않은 문자가 와 있었다. 아무렇지 않은듯 퉁명스러운 짧은 문자는 리에프의 심장을 다시금 설레이게 만들었다. 괜한 오해라고 할지라도, 착각이라고 할지라도 지금 제 눈에 보이는 문자의 발신자는 그가 생각하는 사람이 맞았다. 야쿠에게서 온 문자라는 것을 깨달은 머리는 뭐라고 답장을 해야할까. 고민하고 손을 덜덜 떨리고 있었다.


"뭐, 뭐야.. 왜.?"


[잘 지내고 있냐?]



- 여보세요?


곧바로 이어져 오는 문자에 놀란 리에프느 하마터면 핸드폰을 떨어트릴 뻔했다. 아스라히 간신히 잡아든 핸드폰에서 익숙한 남성의 음성이 들려왔다. 떨어지는 핸드폰을 잡으려다 실수로 통화버튼을 누른 것이었다.


"……."

- 여보세요..?  리에프?


뭐라고 말을 해야할까. 온갖 생각이 머릿속을 들락거렸다. 아니 애초에 야쿠에게서 먼저 문자가 왔으니까 일단 물어보는게 먼저려나 싶은 생각이 든 리에프가 간신히 입술을 떼었다.


"어.. 무슨 일이세요..?


- ..? 무슨 일이냐니? 니가 전화 걸었잖아.


"아, 아니.. 뭐하냐고.. 문자..


- 아- 뭐하나 궁금해서.


리에프는 제 목소리가 떨리는 만큼 미세하게 떨려오는 야쿠의 목소리를 느낄 수 있었다. 상대방도 긴장을 하고 있었다. 오랜만에 연락인지라 어색해서 일까. 아니면...


"아.. 네. 저야 뭐, 똑같죠. 선배가 상상하시는 그대로예요."


- …그래? 에이스가 될 거라고 큰소리 떵떵 쳐대더니, 진짜 에이스는 된거야?


"……."


야쿠의 질문에 그는 아무런 말도 선뜻 내뱉을 수 없었다. 에이스가 될거라던 1년 전의 패기 넘치는 모습의 리에프는 이제 없었다. 제 짝사랑이 졸업을 한 이후로 리에프는 배구를 하는 것에 큰 열정을 가지지 못했다. 날로 늘어만 가던 실력은 어느새 뒤따라오던 1학년 후배들에게 밀려나 주전에서 빠지게 된지 3개월째로 접어든 상태였다.


- 리에프..?


"선배, 대학생활은 어때요?"


- 야, 말 돌리지 마. 내가 묻는 말에 대답해.


"캠퍼스는 넓어요?"


- 리에프.


차가운 그의 말에 감적이 북받쳐 오른 리에프였다. 점점 눈에 눈물이 맺혀오고 있었다. 야쿠에게 우는 모습을 들키긴 싫었던 그는 빠르게 야쿠의 질문을 피해 말을 돌려댔다. 


"예쁜 여학생들은 많던가요?"


- 리에프!!

 

"제가 없는 대학생활은 어때요..!!!!!!!"


- …….


터졌다. 망했다. 끝장이다. 온갖 최악의 단어들이 머릿 속에 맴돌았다. 리에프는 제 불안한 감정에 휩쓸려 울어버렸다. 갑작스러운 리에프의 통곡에 적잖게 당환한 야쿠였다. 이 녀석이 갑자기 왜 이러는건지. 오랜만에 닿은 연락임에도 이런 상황이 만들어졌다는게 조금 어이가 없었다. 3년간의 팀생활로 팀메이트의 감정변화라던지 컨디션은 어느정도 파악할 수 있었던 야쿠는 지금 이 상황이 어색하지가 않았다; 졸업 전 평소 엄살이 심하고 어리광을 많이 부리던 리에프는 몸만 컸지 머리는 중학생만한 어린애였다. 그런 리에프를 어르고 달래며 겨우 제 감정을 컨트롤 할 수 있을 정도로 만들었다고 생각하고 마음 놓고 졸업을 한게 화근이었다. 리에프는 야쿠가 없으면 언제든지 처음상태로 되돌아 갈 수 있는 녀석이었다. 그러나, 단세포 리에프가 싫지 않았다. 아니, 오히려 좋아하게 되었다는게 맞는 말일지도 모른다.


"흑.. 어떻냐구요.. 제, 제가 없는..


- 하.. 니가 생각하기에 어땠을거 같은데? 니가 없는 내 일상은?


"예..? 저, 그게.."


제 머릿속 생각을 있는 그래도 털어놓아도 되는 것일까. 제 대답에 전화를 뚝 끊어버리지는 않을까. 불안한 마음이 들었다. 한참을 망설이다 입을 열었을때, 리에프는 제 귓가를 울리는 야쿠의 한마디에 다시 입을 닫아버릴 수 밖에 없었다.


- 끔찍했어. 니가 없는 일상은.. 지루해.


"..예..?"


쑥스러운 듯.


- 한번 더 말해줘?


"어..네..!"


- 니가 없으면 난 안되는 거 같다. 리에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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