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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오이] Nothing on you 본문

차애컾 모음

[이와오이] Nothing on you

JIHYO613 2016. 6. 30. 01:17

[잠깐 좀 만나지.]



그에게서 먼저 연락이 온 건 꽤 신선한 충격이었다. 아주 오래 된 소꿉친구 사이지만, 크게 싸운 뒤로는 일주일이 넘게 단 한번도 전화나 문자가 오가지 않았었다. 아침 잠이 많은 나는 매일 아침마다 녀석의 전화에 눈을 떴다. 하루 중 제일 먼저 들었던 목소리가 없어지자마자 보기좋게 지각을 해댄지도 일주일이 다되가던 참이었다. 여전히 화가 나 있는건지 딱딱한 내용의 문자가 눈에 거슬렸다.


"잠깐 좀 만나지. 흥, 만나자고 하면 누가 좋다고 나갈 줄 알아?!"


신경질적으로 내던진 핸드폰이 둔탁한 소리와 함께 바닥을 나뒹굴었다. 나도 아직 화 안풀렸다고. 엎어진 핸드폰을 노려보고 있는데 문자 알림음이 울렸다. 누구지? 이와쨩인가? 확인해 볼까? 이와쨩이 아니면..?


"에라이, 이와쨩이건 말건 무슨 상관이야."


핸드폰을 들어 밝아져 있는 화면을 바라봤다.



[ ☆직장인 커플 야근한다더니...&^##$%$3^*^&^&]


"에이씨! 아니잖아!"


화면을 채우고 있던건 이와쨩이 아닌 스팸문자였다. 그럼, 그렇지. 괜히 기대했다는 생각에 다시 핸드폰을 던지려다 소파 위에 올려놓았다. 그래 핸드폰이 무슨 죄야. 잘못은 이와쨩이 한거라구. 팔짱을 끼고 잠시 딴 생각을 하고 있었는데, 다시 문자 알림음이 울렸다. 이번에도 스팸문자겠지 뭐. 아무렇지 않게 생각하고 무시했다.


"아, 진짜..! 생각 할수록 열받네. 어떻게 그런 말을 할 수 있냐고.."




.

.

.

.




인터하이 지역예선 경기가 있던 날이었다. 상대 팀은 카라스노. 예상 밖의 일이었다. 최근 몇년 간 강하지도 약하지도 않던 평범함 그 자체였던 카라스노와 3세트를 풀로 채운 경기를 가졌다. 결국엔 우리 팀이 이기긴 했지만, 솔직히 꽤 놀랐다. 작은 꼬맹이와 제멋대로 대왕 카게야마를 앞세우고 뒤에서 단단히 받쳐주던.. 혼자 그 날 있었던 경기를 머릿 속으로 곱씹어 보고 있는데 이와이즈미가 어깨를 건드리며 말을 걸었다.


"무슨 생각을 그렇게 하고 있냐?"


"아, 그냥 오늘한 경기 생각."


"그랬냐. 하긴, 오늘 카라스노.. 좀 놀라긴 했어. 카게야마도 많이 늘었더라. 파트너랑 호흡도 얼추 잘 맞는거 같고, 잘은 모르겠지만 공 다루는 것도 더 섬세해진거 같고…"


"시끄러워!!!!!!"


"뭐, 뭐야.. 왜 소리를 질러?"



이와이즈미도 나와 같은 생각을 하고 있었다는 듯, 실력이 많이 늘었다느니 같은 칭찬을 늘어놓는 통에 순간 울컥하는 마음에 소리를 질렀다. 같은 중학교 출신에 배구부 선배로서, 오늘의 카게야마가 이때까지 우리가 알던 녀석이 아니라는 건 나도 잘 알고 있었다. 그런데…


"왜 걔 얘기만 늘어놓는거야!! 난? 왜 나는 칭찬 안해주는데?!"


"뭐? 그게 무슨 소리야."


"저번부터 계속 입만 열면 카게야마. 카게야마. 하면서 말했잖아!!"


"야, 그건.."


"그건 뭐? 그건 뭐?! 그 녀석이 그렇게 좋으면 니가 카라스노로 가던지!!!!…"



퍽. 둔탁한 소리와 함께 고개가 옆으로 돌아갔다. 어..? 옅은 통증이 점점 짙어져갔다. 왼쪽 뺨을 붙잡고 즉각적으로 이와이즈미를 쳐다봤다. 녀석은 잔뜩 화가나 힘이 들어간 눈빛을 하고 있었다.


"왜 때려!!!"


"…적당히 좀 하지? 뭐 때문에 화 내는지 알거 같은데, 이런 식으로 열내지 마."


"ㅁ..뭐..? 야! 어디가!!?"



.

.

.

.

.



그러고 밖으로 나가버린 녀석은 나를 두고 먼저 하교를 했고, 그 다음날도, 그 다음날도 연습시간을 제외하고는 내게 다가오는 일이 아예 없었다. 그래놓고서는.. 갑자기 뭐냐고..


쾅쾅쾅. 문을 두드리는 소리가 들렸다. 멀쩡한 초인종 놔두고, 시끄럽게 뭐하는 짓이야. 안그래도 머릿 속이 복잡해 죽겠는데. 소파에서 일어나 복잡한 심기를 건드리는 사람이 누군지 알아보기 위해 켠 인터폰 화면 가득 이와이즈미의 얼굴이 드러났다.


"뭐, 뭐야‥ 어떻게..?"


[문 열어 멍청카와. 집에 있는거 다 알아.]


"싫거든."


[좋은 말로 할때 열지?]


녀석의 얼굴이 비친 화면에 대고 혀룰 쭉 내밀어보였다. 메-롱 안열어 줄거거든? 그러곤 화면을 끄려다 열림 버튼을 눌러버렸다. 아… 망했다…… 곧바로 벌컥 열린 문 앞에 잔뜩 상기된 얼굴의 이와이즈미가 서 있었다.


"전화는 왜 안받아?"


"어‥어?"


집 안으로 들어 온 이와이즈미가 고개짓으로 소파 위에 올려져 있는 내 핸드폰을 가리켰다. 핸드폰 액정에 LED가 깜빡거리고 있었다. 화면을 켜자 보이는 것은 이와이즈미로부터 온 부재중 5통 문자 10통이었다. 등 뒤에서 느껴지는 녀셕의 시선이 따가웠다.


"내가 처음에 보낸  문자 봤어, 안 봤어?"


"……."


녀석은 옅은 한 숨을 내뱉더니 다시 입을 열었다. 뚫어져라 쳐다보는 눈빛에 금방이라도 짖눌릴거 같은 기분이 들었다. 

 

"하… 너 아직도 삐져 있는거냐?"


"……내가 언제."


그의 말에 입을 비죽거리며 대답했다. 삐진게 아니라 화 난거라고.. 눈치도 없는게..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건지 이와이즈미가 피식- 실소를 내뱉었다.


"미안하다. 그렇게까지 서운해 하고 있는 줄은 몰랐다."


"……."


뭐, 뭐야. 갑자기 웬 사과…? 잇따른 당혹감에 그의 표정을 살피기만 할 뿐, 아무런 대꾸도 하지 않았다.


"솔직히 말 안해도 이미 알고 있는 줄 알고 있었는데, 아니었나?"


"뭐를."


녀석은 천천히 내 앞으로 다가와 한 쪽 무릎을 꿇어 앉아 내 손을 잡았다. 아니, 아까부터 갑자기 왜 이러는거야….

"내가 아는 세터 중에 네가 최고라는 거. 네가 내 파트너라는 거에 자부심 느낀다고. 그리고…"


어..? 순간 내 귀가 잘못된 건가 의심이 들었다. 다시 한 번 듣고 싶어.


"이와쨩, 한번만 더 말해줄래?"


"쪽팔리게… 나한테 최고의 세터는 너 밖에 없다고."


"……."


화악. 얼굴에 열이 달아올랐다. 그에게 잡힌 손에 느껴지는 이와이즈미의 커다란 손의 온기가 느껴졌다. 넌 왜 맨날……. 녀석은 사람 좋은 미소를 지어보이고는 살포시 입을 맞춰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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