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고 싶은걸 쓰고 올립니다
웬일인지 아침 일찍부터 눈이 떠졌다. 몸을 일으켜 침대 가장자리에 걸터앉았다. 보쿠토는 제 옆자리에 누워 평온한 얼굴로 자고 있는 아카아시를 돌아봤다. 불과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이렇게 평화로운 나날을 보낼 수 있으라고는 생각지도 못했다. 아주 어려서부터 몸이 약했던 보쿠토는 병원을 제 집 드나들 듯 입원과퇴원을 반복했다. 보쿠토가 아카아시를 처음 만난건 아카아시의 어머니가 보쿠토의 주치의셨기 때문이었다. 외동 아들인 아카아시는 자신보다 나이가 많은 보쿠토를 잘 따랐다. 보쿠토도 그런 아카아시를 친동생처럼 살갑게 대해줬다.그로부터 3개월, 보쿠토의 첫 뇌수술이 성공적으로 끝나고 곧바로 두번째 수술 날짜가 잡혔다. 두번째 수술은 위험성이 낮은 비교적 간단한 수술이었지만, 첫 수술의 후유증 방지를 위해 수술..
"선배 언제까지 피해다니기만 할거예요?" "내가 널 언제 피했다고 그래?" "지금도 피하고 있잖아요. 왜 제 얼굴을 안보는건데요?" "......." 리에프의 말에 야쿠는 어깨를 움찔거렸다. 리에프의 말이 맞다. 야쿠는 몇 달전 어찌된 영문인지 키만 큰 바보리에프가 잘생겨보이고, 실수를 하는 모습들이 귀엽게 보이기 시작한 순간부터 그를 경계하고 있었다. 미쳤다고 생각했다. 그 생각은 지금도 여전하지만, 왜 그런지에 대한 해답은 나오지 않는다. 여자보단 남자한테 더 관심이 많다는 건 제 스스로도 알고 있었고, 남자를 사귄 경험도 몇 번 있긴했지만 연하는 취향이 아니라고. 특히나 리에프같은 타입에 연하는 싫어하는 쪽에 속해있다. 자신이 싫어하는 요소만 골라 갖고 있는 리에프를 좋아한다니. 그럴리가 없다고 도..
[잠깐 좀 만나지.] 그에게서 먼저 연락이 온 건 꽤 신선한 충격이었다. 아주 오래 된 소꿉친구 사이지만, 크게 싸운 뒤로는 일주일이 넘게 단 한번도 전화나 문자가 오가지 않았었다. 아침 잠이 많은 나는 매일 아침마다 녀석의 전화에 눈을 떴다. 하루 중 제일 먼저 들었던 목소리가 없어지자마자 보기좋게 지각을 해댄지도 일주일이 다되가던 참이었다. 여전히 화가 나 있는건지 딱딱한 내용의 문자가 눈에 거슬렸다. "잠깐 좀 만나지. 흥, 만나자고 하면 누가 좋다고 나갈 줄 알아?!" 신경질적으로 내던진 핸드폰이 둔탁한 소리와 함께 바닥을 나뒹굴었다. 나도 아직 화 안풀렸다고. 엎어진 핸드폰을 노려보고 있는데 문자 알림음이 울렸다. 누구지? 이와쨩인가? 확인해 볼까? 이와쨩이 아니면..? "에라이, 이와쨩이건 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