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고 싶은걸 쓰고 올립니다
아카아시의 간절한 기도를 들어준 것인지. 다음 날, 여느 때처럼 어머니와 그의 병실을 찾아갔을 때 보쿠토는 언제 그랬냐는 듯, 원 상태로 돌아와 있었다. 아카아시는 그녀가 무슨 마법을 부린 건 아닐까. 아니 무슨 말로 그의 불안한 마음을 잠재운 것인가 궁금했지만, 일부러 캐묻지 않았다, 그저 밝고 씩씩한 보쿠토로 되돌아 온 것이 고마울 뿐이었다. 보쿠토는 수술 당일이 되었을 때도 전처럼 무섭다고 겁먹거나 떨지 않았다. 이제 괜찮다며, 잘 끝내고 오겠다며 아카아시의 등을 짝짝 때려대기도 했다.수술 후, 무조건 성공할 것이라 생각했던 기대감은 잿더미가 되어 사라져버렸다. 부작용이 그의 생명을 갉아먹으려 했다. 고열에 시달리던 보쿠토는 또 다시 뇌손상을 입을 수 밖에 없었다. 불행인지 다행인지.. 보쿠토는 목..
"너 왜 이러고 있냐?" "... 여긴 어떻게‥" 제 눈 앞에 나타난 작은 그림자에, 멍하니 허공을 바라보던 시선을 한 사람에게 옮겼다. 아, 짧은 탄식이 잇새를 비집고 나왔다. 지금 이 순간 제일 보고싶었던 얼굴과 제일 보고 싶지 않은 얼굴이 제 눈 앞에 있다. 짜증이 밀려왔다. 퉁명스러운 말투와 상반되게 놀란 토끼 눈을 한 야쿠가 리에프에게 가까이 다가갔다. 말과 다른 표정. 그는 전부터 야쿠의 그런 표정이 맘에 들지 않았다. "쿠로오가 다녀오라고 해서." "아- 네. 그러셨군요." 리에프는 내심 무엇인가 기대했다는 것에 제 스스로에게 실망했다. 아무리 다가가보려해봐도 야쿠는 리에프를 받아주지 않았다. 그런 야쿠가 제 스스로 리에프를 찾아올리가 만무했다. 역시나 배구부 주장의 말에 어쩔 수 없이 왔다..
답답함에 조금이라도 빨리 터트리고 싶은데 몸은 제 의지를 따라주지 않는다. 아무리 노력해도 목소리는 되돌아 오지 않았다. 크게 소리 쳐보려 입을 열어도, 혹시나 고통을 느끼면 터져나오지는 않을까. 제 몸에 상처를 내보고, 일부러 몸을 혹사시켜보아도 목소리는 돌아올 기미를 보이지 않았다. 그는 불안해진 마음에 제 자신에게만 음소거 버튼이 존재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마음이 좀처럼 진정되지 않았다. 답답하기는 그의 애인도 마찬가지다. 굵고 큰 제 애인의 목소리를 듣지 못한지가 며칠이 지났는지 몇달이 지났는지 헤아릴 수조차 없이 긴 시간이 지났다. 어떻게 하면 고쳐지는 것인지 이전으로 돌아갈 수는 있는 것인지 의사들은 명확한 해답을 주지 않았다. 그저 시간이 지나면 자연히 목소리를 찾을 수 있을거라는 무신경한 ..